이상한 것을 좋아해야지.
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다. '이상한 것을 좋아해야지'
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.
매력적인 글은, 직유법을 쓰지 않으면서도 명확하게 의도를 전달하는 것일진데, 아 나는 다른 표현은 못찾겠다.
ex) 1. 겨울이 왔다. 2. 겨울냄새, 시베리아 고기압의 시큰한 냄새의 겨울이 왔다. |
매일 일기를 쓰던 시절에는, 하루에 몇 번씩 글감이 떠오르기도 하고
생각 뭉치들이 떠오르면서, 그것을 풀어내는 쾌감에 즐거웠었는데
지금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. 글을 쓰기 앞서 생각. '다른' 생각이 없다.
너무도 일반적인 생각에 멍하게 두둥실 떠 있다.
내 속에서 나오는 독특한 개성은 없고, 일반적이고 다를게 없는 대중의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마치 내속에서 나오는 것 마냥 스스로 그것을 강화해 가는 것이 느껴진다. 눈물이 난다. 나의 어릴적의 뜨거움이여 어리석은 용기여..다 어디로 갔나
-- 신입사원 연수를 하면서 제일 처음 느꼈던 것은, 스스로 거세를 시키는 과정.
내 개성을 없애고, 조직의 일원이 되게끔 체계화 시키는 작업
머릿속엔 돈돈돈이다.
특히 주식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내가 더욱이 이런 속물이 되어버린 것 같다.
'주식을 한번 쯤 해봐야지.'
아 이 자본주의를 살아가면서, 이 놀음판 속에서 한번 쯤은 놀아봐야 하지 않겠냐는 가벼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.
이것에는 숱한 실패로 무너져 가는 케이스들을 지나가며, 뭣도 모르고 으시대는 우쭐함에 였을텐데.
결정적인 씨앗은 이 일이 아닌가 싶다.
어떤 과장님이 남편이 셀트리온에 투자하여 대박을 쳤다는 얘기를 하셨는데. 그 이야기를 너무나도 덤덤하게 마치 남일처럼 풀어내셨는데, 그게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. 전혀 재수없지 않았으며, 위화감이 들지 않았으며 어찌나 내 마음에 쏙 들던지, 나도 저런 얘기를 뱉는 날이 오리라고 마음을 먹었던거 같다.
그리고 어느 일요일 티비를 보는데, 새로운 항암치료제에 대한 다큐를 보았고, 불붙듯이 물욕이 올라 뭣도모르고 '신약'의 이름을 가진 주식을 덜컥 사보았다.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주차에 브렉시트가 예정되어 있었다. 뉴스도 잘 안봐서 어리석은 나는 뭣이 중헌지도 모르고, ㅈ도 모르고,, 가만히 있다가 돈이 증발하면서 나의 멘탈도 증발하는 물아일체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.
사실 나는 브렉시트 투표 전 날, 브렉시트를 검색해 보았다. 브렉시트 : 영국이 EU를 탈퇴한단다.
그래서 뭐 어쨋다는 것이지???? 자야지.
다음날 돈과 마음이 증발하여 사람이 왜 주식에 피폐해져가는지를 절감하게 되었다.
이렇게 데었으면 그만 두었어야 하는데. 원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.
아 부자가 되고 싶다.
배가 아프다.
99년 닷컴시대를 살았던 그들이, 하루아침에 졸부가 되었던 강남의 그들이.
셀트리온을 샀던, 한미약품을 샀던 그들이.
우리의 욕망열차는 어디로 가는가.
탈출해라! 탈출해라!
으아아아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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